채권자가 일부러 받지 않을 땐 변제공탁!

채권자가 일부러 받지 않을 땐 변제공탁

인천에서 무역회사를 경영하는 박규완 씨는 최근 갑자기 나빠진 경기때문에 자금압박에 시달리다가 결국 사채를 쓰기로 하고, 동료 사업자를 통해 소개받은 서울 명동의 사채업자 유헌재 씨로부터 1억 원을 이자 연 30퍼센트로 1년간 빌리면서 자신의 집에 근저당권을 설정해주었다.

1년 후 박규완 씨는 다행히 중국과의 무역이 호조를 보여 약속한 날짜에 원금과 이자를 합한 1억 3천만 원을 갚으려 했지만, 유헌재 씨는"그동안 이자가 많이 올랐으니 원금과 이자를 합한 금액 2억 원을 가지고 오시오. 그러지 않으면 집을 경매에 넘겨버리겠습니다.”라고 으름장을 놓으며 돈을 받지 않았다. 

 

박규완 씨는 이제 겨우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려 하는데, 일시에 많은 자금이 나가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유헌재 씨의 요구를 도저히 들어줄 수가 없었다. 

 

이에 박규완 씨는 공탁을 한 후 근저당권 설정등기를 말소하려고 한다.

살다보면 빌린 돈을 갚는데도 상대방이 터무니없는 이유를 대면서 일부러 받으려 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단순히 상대방을 괴롭히기 위한 목적보다는 근저당권 설정등기가 되어 있음을 이용하여 부당하게 많은 돈을 요구하거나 또는 담보 목적물인 부동산을 경매로 빼앗기 위해 그 채권과 상관없는 채권까지 다 갚아야만 담보권을 해제해주겠다는 등의 부당한 요구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돈을 갚고 싶은데 상대방이 일부러 만나주지 않으면서 변제기일을 넘기도록 유도하는 경우 채무자는 '변제공탁' 을 함으로써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공탁이란 법령에 정해진 규정에 따라 돈이나 물건을 공탁소에 맡겨두면 그것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의무를 다한 것과 같은 효과를 인정하는 제도이다. 

 

공탁의 종류로는 변제공탁, 보증공탁,집행공탁, 보관공탁, 그리고 몰취공탁 등이 있는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은 변제공탁이다.

 

제공탁은 채무자가 돈을 갚으려고 해도 채권자가 돈을 받으려 하지 않거나 변제받을 수 없는 경우 또는 과실 없이 채권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경우에 채무의 목적물을 공탁소에 맡김으로써자신의 채무를 면하는 것으로, 이자가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있을 뿐 아니라 근저당권 등 담보권이 설정되어 있다면 그에 대한 소멸을 청구할 수도 있다.

변제공탁을 하려면 일정한 요건이 필요하다. 즉 채무자가 채무 내용에 따른 적법한 변제를 하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자가 특별한 이유도 없이 받지 않으려 하거나 받을 수 없는 경우또는 채무자의 과실이 없이 채권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경우에 법령에 정해진 내용에 따라 공탁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