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음악
베토벤 때만 해도 피아노는 현을 친 틀이 오늘날처럼 쇠가 아니라 나무로 돼 있었고, 현을 때려주는 해머도 오늘날처럼 펠트가 아니라 사슴가죽으로 감싸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음질도 약간 달랐고 음량도 오늘날처럼 크지 못했으며 음역도 현재의 88개의 키이 하고는 비교도 안 되었읍니다.
그러나 베에토벤 시절에는 피아노가 표현이 풍부한 악기로서 일반에게 인식돼 있었습니다.
표현 능력 면에서 쳄발로와 모짜르트 시대의 피아노 사이의 차이보다 모차르트 피아노와 베토벤 피아노와의 차이가 훨씬 더 컸습니다.
피아노는 이때부터는 이미 모짜르트 시대의 우아하고 품위 있는 악기가 아니라 작곡가의 정열과 힘을 표현할 수 있는 독특한 독주악기로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피아노가 가진 이와 같이 풍부하고 자유로운 작곡 기교가 베토벤에 의해서 단숨에 발견되고 개척되었다고는 할 수 없읍니다.
이미 베에토벤 이전에 상당한 수준까지 발전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피아노는 그 기계적 구조. 작곡 기교면에서 베토벤의 악상을 가장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악기였던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독일의 저명한 피아니스트인 빌헬름 캠프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는 빈약한 소리 밖에 나지 못하던 악기 피아노가 베토벤의 비할 바 없는 영감, 환상 등을 음으로 만들기 위해, 말하자면 하나의 관현악단이 되었습니다.
피아노의 혼은 베토벤이 해방시킨 셈입니다. 이때부터 피아노의 혼은 세상 사람들의 무한한 기쁨과 슬픔을 알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베토벤은 일찍부터 피아노곡 중에 자신의 개성을 발휘하였습니다.
제2 교향곡을 완성시키기 전에 이미 그 피아노 소나타의 절반 이상이 작곡돼 있었다는 것도 결코 우연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제1 교향곡을 이것과 같은 시기에 작곡된 Bb 장조피아노 소나타 작품 22와 비교해 보면 피아노곡이교향곡보다 훨씬 더 깊은 표현력을 가지고 있음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이때만 해도 현악 4 중주곡이라도 아직 전통적인 수법에 의지하던 때였으므로 피아노 꼭 같은 자유로운 표현을 얻을 수 없었던 것 것입니다.
피아노는 베토벤의 성격에 꼭 맞는 악기였고 베토벤도 이 악기의 특성을 애용하였지만, 그러나 그의 악상의 위대함은 이 악기를 가지고도 충분히 표현할 수 없게 돼 버렸습니다.
피아노가 가진 아름다움을 보다 훌륭하게 발휘한 점에서는 베토벤보다 이탈리아의 작곡가 클레멘티 (1752-1832)를 꼽아야 할 것입니다.
에릭프몸이 "베에도 변의 피아노곡 중에는 피아노곡으로서 특히 우수하다고 할 수 없는 곡들이 많다"라고 한말은 바로 이를 뜻합니다.
베토벤은 피아노를 통해 고향 관현악 인 크기를 표현하려 했습니다. 그러므로 때로는 그의 악상을 피아노의 성능 안에 집에 넣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었습니다.
만년의 삐에도민이 피아노가 가진 성능의 한계와 대결하고 고수해야만 했던 것은 그 당시의 사람들도 거의가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시장로서 전 유럽에 그 이름이 알려진 베에토에게아노 제작자들은 자기네가 만든 악기를 쓰도록 하려고 경쟁했습니다.
베토벤이 작곡에 특히 심사숙고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입니다. 그러나 특히 피아노곡의 경우다분히 즉흥적인 감성이 작용했던 것도 부인 못합니다.
베토벤은 즉흥 연주에서도 천재였습니다. 어쩌다 마음이 내켜 즉흥연주를 시작하면 끝날 줄 모르고 완전히 도취되곤 하였습니다. 사실 피아노는 즉흥연주에는 가장 안성맞춤인 악기입니다.
어느 날 밤 베토벤은 피아노 앞에 앉아 즉흥인주를 시작하였습니다. 이것을 듣고 나자 그의 친구 아멘다는 아쉽다는 듯이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순간적으로 창조된 음악이 곧 또 순간적으로 사라져 버리다니 이렇게 아까울 수가 없어.”
그러나 베토벤이 대답했습니다.
“그건 자네의 잘못 생각이네. 즉흥적으로 작곡한 곡이라도 나는 언제든지 다시 연주할 수 있으니까”
그러면서 베토벤은 조금 아까의 연주했던 곡을 하나 틀리지 않고 다시 들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이 사실은 베토벤의 피아노곡을 이해하는 데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시 말해 그의 피아노 음악은 작곡과 연주가 하나로 어울려 있습니다.
피아니스트는 베토벤의 작품을 마치 즉석에서 자신이 작곡해 나가듯이 연주해야 합니다.
그저 건반 위로 무의미하게 손가락만 미끄러뜨리는 연주는 절대 해서 안 됩니다.
그리고 이것을 듣는 사람은 귀를 기울여 음악이 옮아가는 그 깊은 뜻을 음미해 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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