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은 단순한 동거와 다르다!

사실혼은 단순한 동거와 다르다

사실혼은 부부로서 생활하겠다는 당사자 간의 합의와 그에 따른 동거생활을 일컫는다. 즉 결혼관계의 실체를 갖추었지만 형식적인 혼인신고만 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므로 단순한 동거와는 구별된다.

사실혼도 법에 따라 일정한 보호를 받지만, 이미 법률상 결혼을 해서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제2의 이성과 맺은 사실혼(일명'두 집 살림'), 특정한 목적을 위해 일정 기간 동안 혼인관계를 맺은 것처럼 하기로 약속하는 행위(일명 '계약동거'), 무효에 해당하는 근친간의 사실혼 등과 같이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에 어긋나는 사실혼은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다.

그렇다면 상대 남자에게 법률상의 부인이 있다는 점을 모르고 사실혼관계를 맺은 여자는 보호받을 수 있을까? 

 

상대방에게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사실혼관계를 유지했다면 적어도 선의의 한쪽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나마 법적인 보호를 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있으나, 판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법에서 허용하는 사실혼 부부는 다음과 같은 보호를 받는다.

• 사실혼 부부 사이에는 동거, 부양, 협조 및 정조의무가 있으며,결혼 공동체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이러한 의무들을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아 사실혼관계가 파기되면 위반자는 이로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다만 우리나라 민법은 미성년자가 결혼하면 성년으로 간주하여 완전한 법률행위 능력을 인정해주고 있지만, 사실혼관계만 유지하고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한 미성년이 성년으로 의제되지 않는다.

• 사실혼 부부 사이에도 일상가사대리권과 일상가사채무의 연대책임이 인정된다. 결혼생활에 소요되는 비용은 별도의 특약이없는 한 공동으로 부담하고, 사실혼관계로 취득한 부동산 등에대해서는 부부 공유로 추정한다. 

 

그러나 사실혼 배우자 사이의 상속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 사실혼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혼인 외의 자녀가 된다. 따라서 출생신고는 어머니의 성과 본을 따라 어머니의 호적에 올리고 어머니의 친권에 복종하게 된다. 

 

아버지가 아이를 자신의 성과 본을 따라 가에 입적시키고 상속권을 주고 싶으면 인지절차를 거쳐야 한다. 아버지와 혼인 외의 출생자 사이의 친자관계는 아버지가 인지를 해야만 비로소 발생하기 때문이다.

제3자가 사실혼 배우자를 살해하거나 상해를 가한 경우 또는 성관계를 맺는 등의 행위를 하여 부당하게 사실혼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특히 생명침해로 인한 위자료는 호적상의 친족관계뿐 아니라 사실상의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도 청구할 수 있으므로, 인지되지않은 자녀라 할지라도 아버지가 다른 사람의 불법행위로 인해사망한 경우에는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공무원연금법이나 근로기준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은 사실혼 배우자를 각종 연금의 수령권자에 포함시키고 있다. 

 

또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사실혼 배우자 한쪽이 사망한 경우 남아 있는 배우자의 임차권 승계를 인정하고 있다.

• 사실혼은 당사자가 혼인신고를 하거나 사망, 합의 또는 당사자의 일방적 해소 등으로 종료되는데, 한쪽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사실혼을 파기하면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도 있다. 

 

사실혼을 파기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인가의 여부는 개별 사례에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단순히 가풍에 맞지 않는다.'불친절하다', '임신이 불가능하다' 등의 이유로는 사실혼을 파기할 수 없다. 

 

그러나 남자가 성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숨기고 결혼식을 올린 후 6개월 동안 한 번도 성관계를 맺지 않은경우(혼인신고를 해야 법적으로 부부가 된다. 따라서 결혼식만 올리고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사실혼관계이다), 사실혼이 지속되는 동안 남편이 다른 여자와 연애하고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패물을 빼앗은 후 옷가지며 화장품 등을 친정으로 보내는 등의 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 등은 사실혼 파기의 정당한 사유가 된다.